일상/궁금증

펭귄은 왜 북극에 살지 않을까

빵필 2022. 2. 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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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북극에 살지 않을까? 북극곰은 있는데 왜 남극곰은 없을까?

평소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질문을 듣다보면 '어? 듣고 보니 왜 그럴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질문이다.

혹시 펭귄이 북극에 있는데 많지 않은 개체수가 우리가 모르고 살았던 것일까?

오늘은 북극펭귄, 남극곰이 없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펭귄과 펠프스의 대결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

 

통통한 몸에 비해 작은 날개를 갖고 있어 뒤뚱뒤뚱 느리게 걷는 펭귄.

우리는 흔히 양옆으로 몸통을 흔들며 걷는 사람을 펭귄이라고 놀리곤 하는데 어찌 보면 누군가의 별명으로 부를 만큼

친근한 동물이기도 하다.

 

그래도 펭귄의 수영실력은 걷기 능력보다 뛰어나다.

보통 수영과 달리기 실력을 비교하곤 하는데, 펭귄의 사전에 달리기란 없어 걷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먹이를 잡을 때 내는 순간 속력은 시속 45km로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하지만 계속 이 속도를 낼 순 없어 보통 시속 8km의 속력으로 유영한다.

 

사실 이 정도면 남극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할만하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 비교했을 때 순간 속력에서는 앞설 순 있겠지만, 100미터를 50초 전후로 주파하는 그와 경쟁했을 때 펭귄 선수가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라 보장받기는 어렵다.

 

 

 

북극 펭귄, 큰바다쇠오리

 

큰다바쇠오리-북극펭귄-펭귄
1844년 멸종된 큰바다쇠오리

 

사실 북극에도 펭귄은 존재했다.

우리말로는 '큰바다 쇠오리'라고 불리며 학명으로 '펭귀누스 임페니스(Pinguinus impennis)'다.

북대서양 곳곳에 수백만 마리가 무리 지어 살았지만, 1년에 딱 1개의 알을 낳아 번식력은 뛰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8세기부터 깃털과 식량을 위해 이 동물을 사냥했고, 개체 수가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박물관 박제를 위해 남은 소수의 쇠오리마저 사냥당해 1844년 6월 3일 멸종했다.

 

이후 항해술의 발달로 유럽인들은 남극대륙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멸종된 줄만 알았던 큰바다 쇠오리(펭귀누스 임페니스)와 재회하게 되는데, 외형적으로 매우 유사해서 이들을 '펭귄'이라고 부르게 된다.

 

외형은 비슷하지만 실제로 큰바다 쇠오리는 도요목 갈매기아목 바다쇠오리과에 속하며, 펭귄은 펭귄목 펭귄과에 속한다.

공식적으로 이 둘은 친척관계가 아닌 남남이다.

 

 

 

 

북극해로 떠난 펭귄 이야기

 

북극해펭귄이야기-펭귄북극이동
이돌프 호엘의 펭귄 이주실험

 

20세기 초, 노르웨이의 아돌프 호엘은 1936년과 1938년 두 차례에 걸쳐 펭귄을 노르웨이 복쪽해안으로 들여왔다.

지금이야 다른 대륙의 생물을 타 대륙으로 이주시키는 것이 금지되어있지만, 20세기에는 인간으로 인한 인위적인 번식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호엘은 남극의 생물이 노르웨이의 생태계를 더 아양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었고, 펭귄 고기와 알이 경제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대부분의 펭귄은 일 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죽어갔으며 함께 데려온 남극물개, 그린란드에서 데려온 사향소 역시 적응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유럽인들은 신대륙으로 진출하면서 많은 생물들을 함께 데려갔다.

그 결과 미국에는 5만 여종의 외래종이 살아가고 있으며, 뉴질랜드에는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자연산림의 대부분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병원균들과 의도치 않은 동물들이 이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중 하나는 남극으로 이동한 '쥐'다.

몇 년 전 방영한 남극의 눈물 3부를 본 사람들이라면 남극에 생각보다 많은 쥐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펭귄이 북극에 살지 못하는 이유

남극, 황제 펭귄

특정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먹이와 기후, 안전이다.
북극의 바다에는 남극해와 마찬가지로 풍부한 플랑크톤과 크릴새우, 작은 물고기들이 있으며 기후도 비슷하다. 

그러나 북극에는 남극과는 다르게 지상에도 포식자가 존재한다.

남극에는 바다표범과 범고래 같은 해양 포식자만이 존재했다면 북극에는 북극곰, 북극여우와 같은 지상 포식자도 존재한다.

지상에서 포식자들의 위협 속에서 펭귄이 새끼와 알을 지키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펭귄은 북극이 아닌 남극 주변에서만 살아가고 있다.

 

참고로 18종의 펭귄 중 남극에 사는 펭귄은 위 사진에 있는 황제펭귄 단 한 종뿐이며, 나머지는 주변에 있는 뉴질랜드, 남아메리카 남부 지방 등에서 살아가고 있다.

약 6000만 년에 걸쳐 남반구의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는 펭귄은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인간의 실험과 가까이에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충분히 알고 있으나 

그들 스스로가 아닌 인위적인 이동과 번식을 시도하는 것은 펭귄들만이 갖고 있는 의도를 무시하는 인간의 욕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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