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교체식과 배터리 충전식의 장단점 비교, 중국의 배터리 교체사업과 보편적인 충전용 배터리 운영의 승자는?

전기차 배터리 일체형?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중국산 배터리 교체사업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전기차의 충전 방식은 시중의 핸드폰과 같은 충전식이다. 교체식 핸드폰은 사라진 지 오래고 차량도 충전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우리에게는 교체식보다 충전식이 더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전기차를 배터리 일체형이 아닌 교체형으로 운영하겠다는 대찬 계획을 발표한 뒤 점차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국가 주도 사업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통 10~20퍼센트에서 80퍼센트까지 충전하는데 30분가량 소요되는 전기차와는 달리 배터리를 교체하면 3분 만에 차를 다시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미 고착화된 일체형 차량이 운행되는 전기차 시장을 바꿀 유일한 방법은 국가가 주도하는 것이다. 국가 주도 사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는 어디일까? 그렇다. 중국이다. 오늘은 중국이 어떻게 이 산업을 진행할 것이며 교체식 배터리와 충전용 배터리의 장점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EVOGO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중국, 배터리 교체 차량 출시와 인프라 구축 시작! 하지만 배터리 교체사업의 최초는 중국이 아닌 미국?

올해 초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전기 차 배터리 교체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EVOGO라고 불리는 교체 사업은 배터리를 1분 만에 교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범적으로 중국의 10개 도시에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 하면 가장 유명한 회사인 니오도 배터리 교체형 차량을 출시했다. 니오는 이미 중국시장, 아니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은 회시다. 배터리 교체소를 이미 700곳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교체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테슬라에 비해 후발주자인 니오가 선택한 방식은 테슬라와 다른 방식으로 충전하는 것과 배터리를 평생 무료로 교체하게 해 준다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비장의 카드로 꺼냈다.

그러나 사실 이 산업이 최초로 시작된 곳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08년도 배터리 플레이스라는 미국 회사가 당국에서 최초로 교체사업을 시행했지만 규모의 경제와 당시 열악한 환경에 의해 실패하였다. 아마도 시장 전체를 바꾸는 것은 경쟁상대가 도처에 있는 자본주의보다는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더 빠르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효율성과 상관없이 그저 달성이 목표라면 말이다.

 

2010년 중반까지 유행한 배터리교체형 핸드폰

 

스마트폰처럼 전기차도 배터리 일체가 대세

과거 우리나라의 대표 스마트폰 갤럭시S와 옵티머스 등은 배터리 교체형으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차츰 사라진 교체형 배터리 모델, 멸종의 원인은 무엇일까?
마지막 배터리교체용 핸드폰은 삼성의 갤럭시S5과 LG의 V20라는 생소한 이름의 모델이다. 삼성은 S5를 2014년도 출시한 후 이후 모델은 배터리 일체화시켰으며 엘지는 2016년을 마지막으로 배터리 교체형 핸드폰을 단종시키다가 핸드폰 사업까지 단종시켰다. 사실 배터리 교체형은 배터리를 손쉽게 교체해 실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 빼곤 딱히 없다.

고속충전기가 출시된 요즘같은 시기에 배터리 교체용 휴대폰이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굳이 여분의 배터리를 가방에 넣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사용자가 있을까? 고속버스에도 충전기가 있고 옛날처럼 배터리 용량이 확 줄어들지도 않는다. 충전 속도도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아마도 십중팔구는 배터리와 본체 사이에 이물질이 껴 화재나 고장이 나는 위험이 없으며 생활방수까지 갖춘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다. 교체형의 장점은 배터리 노후화에 대한 걱정이 덜하고 끊임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 둘 뿐이다. 물론 이 점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일체형 배터리의 장점(과거에 비해 충전인프라 개선, 고속 충전, 배터리 용량 증가, 이물질로 인한 잔고장이 적으며 생활방수 가능 등)에 비하면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Nio swappable car battery

 

중국에서 추진하는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의 장점은 무엇일까?

 

전기차 그거 뭐 집에서 충전(일명 집밥)시키며 쓰면 되지 무슨 교체까지 해야 하나?라는 궁금증을 갖고 계신 분도 계실 것 같다. 하지만 자동차는 출퇴근용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닌 여러 명의 사람과 짐을 실어 나르는데도 쓰인다. 이렇듯 승용차보다 더 에너지를 요구하는 차도 많다는 것이다. 추가로 우리나라같이 국토면적이 적어 한 번의 충전으로 전국을 횡단할 수 있다면 교체 필요성이 덜 할 수 있겠지만 중국 같은 경우 명절 때 고향을 가는데만 일주일이 꼬박 걸릴 만큼 대륙이 어마어마하다. 이런 대륙을 단순히 일체형 전기차를 가지고 가로지른다고 가정한다면 중간중간 충전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1. 고로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의 첫 번째 장점은 충전시간 단축이다.
   특히 거대한 대륙이나 버스, 화물차처럼 에너지 소모가 큰 차량을 운행한다면 더욱 그렇다.
2. 두 번째는 전기차 구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성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00~2500만 원으로 전기차의 약 30% 정도의 가격을 차지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리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한다면 2000~3000만 원 사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교체 형식으로 렌털 하여 사용한다면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최소 1500만 원가량 저렴한 구매로 차를 구매할 수 있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데 비용에 의한 문턱을 확 낮춰준다.
3. 세 번째는 배터리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여름이나 겨울철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히트펌프를 이용해 추운 겨울철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데우며 추위로 인해 배터리가 일부 기능 상실하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일부 소음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4. 마지막 네 번째는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일부 성장국가에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내가 세네갈에서 일할 때 가장 적응이 안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전기가 하루에서 서너 번씩 끊기는 문제였다. 그래서 데스크톱보다는 자체 배터리가 있는 노트북을 사용했다. 성장하는 국가는 아직 전력의 수급이 완벽하지 않다. 이러한 국가에게 전기차 배터리 교체소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다.

 

테슬라슈퍼차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배터리 일체형 전기차를 고집하는 이유는?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배터리 일체형 전기차를 선택한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일단 전기차 이전에 스마트폰 세계에서의 교체식 배터리와 충전식 배터리 전쟁의 결말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배터리교체형 전기차의 장점을 나열했듯 배터리 일체형 전기차의 장점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1. 첫 번째 장점은 기술 발전의 혜택으로 배터리나 충전방식이 개선되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 두 번째는 교체소를 만드는 것보다 충전소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충전소와 교체소의 설립 비용은 약 10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교체소는 충전공간, 충전 대기 배터리 보관 공간, 충전 완료 배터리 보관 공간이 필요해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반면 충전소는 충전 단자만 허가를 받고 설치하면 된다. 단독주택에서 충전기를 사용해 개인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대가 온 만큼 간단하다.
3. 세 번째는 더 현실적인 문제로  세계 각국에 전기차를 만드는 플랫폼 회사가 너무 많으며 차량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배터리의 모양과 용량 등을 고려하면 교체형 배터리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문제다.
4. 마지막 네 번째는 안전성이다. 핸드폰의 교체식 배터리 운영은 외부물질 유입으로 인해 화제나 하드웨어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들을 보였다. 일체형으로 개선하며 발화 등의 문제는 크게 개선되었고 추가로 생활방수까지 되어 사용 시 편의성을 증폭시켰다.

 

 

 

 

 

 

 

전기차배터리 공장

 

 

 

결국 교체식 배터리(swappable batteries)가 아닌 충전식 배터리가 정답이라는 건가요?

 

규격화된 전기차와 배터리 모델이 국가 주도하에 생산되어 완벽하게 운영이 된다면야 교체식 배터리도 나쁠 게 없다. 오히려 장거리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커다란 대륙의 국민들에게는 충전식 배터리 전기차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내수시장이 아무리 크다한들, 사람들은 테슬라나 폭스바겐, 현기차와 같은 타국의 전기차 모델을 앞으로도 구매하게 될 것이고 정부는 교체식 사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국가 주도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세계는 교체식 배터리, 충전식 배터리가 경쟁했던 핸드폰 시장에서 그 교훈을 얻었기에 전기차 시장은 더더욱 현재와 같이 운영될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